[16] 미성년자의 디지털 유산, 부모의 권리와 한계 – 법적 보호 문제와 실제 사건 사례

 

1. 미성년자의 디지털 유산이란 무엇인가? (키워드: 미성년자 디지털 유산, 청소년 디지털 자산)

나는 오늘날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을 볼 때마다 놀라곤 한다. 유튜브 영상 편집, SNS 활동,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까지, 미성년자들의 디지털 활동은 성인 못지않다. 그런데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만약 이 아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면, 그 아이가 남긴 디지털 자산은 어떻게 될까?”

미성년자 디지털 유산이란, SNS 계정, 온라인 게임 계정, 가상화폐, 유튜브 수익 계좌, 클라우드 사진과 영상 등 청소년이 디지털 공간에서 쌓아온 모든 자산과 흔적을 말한다. 나는 특히 청소년들이 창작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 문제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본다.

그러나 나는 한편으로, 미성년자의 디지털 자산은 단순히 재산적 가치를 넘어 심리적, 정체성적 의미도 지닌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SNS 계정 하나에는 친구 관계, 꿈, 성장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미성년자의 디지털 자산이 단순한 상속 재산이 아니라, 고유한 청소년 디지털 자산으로서 보호받아야 한다고 본다. 문제는 부모가 이 자산을 어디까지 관리하고, 어떤 권리를 가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2. 부모의 권리와 법적 한계 (키워드: 부모의 상속 권리, 법적 보호 문제)

나는 부모가 미성년 자녀의 법정 대리인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부모는 자녀의 재산을 관리할 권리가 있으며, 법적으로도 자녀를 대신해 각종 법률행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 권리가 부모의 상속 권리라는 이름으로 무제한으로 행사될 수 없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첫째, 개인정보보호의 문제가 있다.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은 생존자뿐 아니라 사망자의 개인정보 보호도 일정 부분 인정한다. 미성년자가 사망했을 때, 부모라 해도 자녀의 SNS 계정이나 이메일을 무제한 열람할 수 없다. 많은 플랫폼들은 “본인 동의 없이는 계정 접근 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한다. 나는 이 점에서 부모의 권리가 분명히 법적 보호 문제와 충돌한다고 본다.

둘째, 사생활 보호의 문제다. 부모라 해도 자녀가 친구와 주고받은 메시지, 개인 일기 같은 내밀한 기록을 열람하는 것은 사후에도 민감할 수 있다. 나는 이 부분이 특히 청소년의 정체성과 사생활의 문제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부모는 자녀의 유산을 관리하고 싶지만, 그 과정에서 고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셋째, 플랫폼의 정책 차이다.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글로벌 서비스들은 미성년자의 사망 후에도 계정을 비공개 처리하거나, 부모의 요청을 거부하기도 한다. 나는 이 상황이 유족에게 매우 큰 혼란을 준다고 본다. 결국 부모의 권리는 법적으로 인정되지만, 현실적으로는 서비스사와의 협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3. 실제 사건 사례로 본 미성년자 디지털 유산 분쟁 (키워드: 미성년자 디지털 상속 사례, 가족 분쟁)

나는 이 문제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현실에서 큰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한 해외 사례가 매우 유명하다. 독일에서 15세 소녀가 사망한 뒤, 부모가 딸의 페이스북 계정을 열람하려 했다. 부모는 딸이 괴롭힘(왕따)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알고 싶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고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부모의 접근을 거부했다. 결국 이 사건은 법원으로 갔고, 독일 연방대법원은 “SNS 계정도 유산에 해당한다”며 부모의 손을 들어줬다. 나는 이 판결이 미성년자의 디지털 자산이 단순히 사생활이 아니라, 가족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본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한 고등학생이 온라인 게임 아이템 수천만 원어치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부모가 게임사에 계정 이전을 요구했으나, 게임사는 “본인 외에는 계정을 이전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결국 부모는 법적 소송을 준비했지만, 게임사의 약관이 법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나는 이 사건에서 미성년자 디지털 상속 사례가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라, 부모와 플랫폼, 법의 충돌 지점임을 느꼈다.

또 다른 사례로, 한 부모가 고인이 된 미성년 자녀의 SNS 계정을 열람해 친구들과의 대화를 보려 했다가, 오히려 다른 가족들과 갈등이 깊어졌다. 자녀가 남긴 메시지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가족 간의 의견이 크게 엇갈렸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사례에서 디지털 자산이 재산일 뿐 아니라, 감정적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절감한다. 가족 분쟁은 결국 고인의 흔적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문제와 직결된다.

 

4. 미성년자 디지털 유산 정리를 위한 현실적 대안 (키워드: 디지털 유언장, 미성년자 유산 관리)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디지털 유언장 개념을 미성년자에게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미성년자는 법적으로 단독으로 유언을 작성하기 어렵다. 그러나 나는 부모와 함께 디지털 자산 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내 SNS 계정은 추모 계정으로 남기고 싶다”거나, “온라인 게임 아이템은 동생에게 넘겨달라”는 식의 의사 표현을 기록해 두면 분쟁 소지를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로, 나는 플랫폼들이 미성년자의 사후 계정 처리 절차를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대부분의 서비스 약관은 “본인 외 계정 접근 불가”라는 문구로 끝나 있지만, 미성년자의 경우 법적 대리인이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 규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부모가 무작정 소송으로 몰리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세 번째로, 법적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나는 한국에도 미성년자의 디지털 자산 상속을 다루는 구체적 법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상속법을 조화롭게 적용해야 한다. 미성년자도 SNS 활동, 콘텐츠 창작을 통해 재산을 형성하고 있으니, 이를 법적으로 ‘상속재산’으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미성년자 유산 관리의 법적 기반이 부족하면, 가족 간 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부모가 자녀와 더 많이 대화하길 권하고 싶다. 자녀가 디지털 공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자산이 있는지를 공유하고, 사후 어떻게 처리되길 원하는지 이야기해 두어야 한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미성년자의 디지털 유산은 결국 가족 모두의 문제라고 나는 본다. 그 대화가 미성년자 디지털 유산 관리의 첫걸음이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