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사망 후 SNS 계정, 남길 것인가 지울 것인가?

 

 

 

1. 디지털 삶의 끝자락, SNS 계정은 유산일까 부담일까? (키워드: 디지털 사망, SNS 계정 정리)

나는 매일 SNS에서 친구들의 소식을 읽고, 사진을 올리며 내 일상을 기록한다.

하지만 때때로 나는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만약 내가 내일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면, 내 SNS 계정은 어떻게 될까?”

우리는 디지털 기술 덕분에 더 풍부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정작 죽음 이후 우리의 디지털 흔적을 어떻게 할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SNS 계정에는 나의 소소한 일상부터 사적인 감정, 소중한 추억, 때론 비밀까지 담겨 있다. 남은 사람들에게 그 계정은 고인을 기억할 수 있는 귀중한 창구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예상치 못한 디지털 사망의 부담을 안겨주기도 한다. 법적 절차, 사생활 보호, 해킹 위험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나는 이제 SNS 계정은 단순한 인터넷 프로필이 아니라, 고유한 디지털 유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SNS 계정 정리는 남겨진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중요한 준비가 되었다고 나는 믿는다.

 

2. SNS 계정을 남길 때 얻는 위안과 의미 (키워드: 온라인 추모, 디지털 유산)

나는 SNS 계정을 남겨두는 것이 때로는 남겨진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SNS에는 고인의 삶의 흔적이 빼곡히 남아 있다. 예전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친구들과 나눈 농담, 혼자 고민하던 흔적들. 이 기록들은 그저 데이터가 아니라, 고인을 생생히 되살려 주는 디지털 유산이다. 남겨진 가족과 친구들은 SNS에 접속해 고인의 사진을 보거나, 과거의 글을 읽으며 잠시나마 그와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나는 이런 경험이 특히 상실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큰 심리적 지지를 준다고 본다. 최근에는 온라인 추모 문화가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메모리얼 계정’을 제공해 고인의 계정을 보존하면서도 해킹을 방지하고, 지인들이 추모 글을 남길 수 있도록 한다. 인스타그램 역시 비슷한 기능을 지원한다. 나는 이런 시스템이 고인을 기리는 동시에 유족이 계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마련해 준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공간 속에서 고인의 흔적은 사랑하는 이들과의 연결고리로 작용하며, 때로는 삶을 다시 살아가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3. SNS 계정을 지워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들 (키워드: 사생활 보호, 디지털 리스크)

그렇지만 나는 SNS 계정을 무조건 남겨두는 것이 정답이라고 보지 않는다. SNS 계정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역시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사생활 보호의 문제가 크다. SNS에는 고인이 세상에 공개하고 싶지 않았던 개인적인 메시지, 민감한 사진, 인간관계의 비밀들이 숨어 있다. 그 계정이 남아 있는 한 고인의 사생활이 원치 않게 외부에 노출될 위험이 존재한다. 두 번째 이유는 유족의 심리적 고통이다. 나는 SNS가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고통을 되새기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남겨진 계정을 볼 때마다 고인의 부재를 절실히 느끼고, 그 상실감이 치유되기는커녕 더 깊어질 수도 있다. 세 번째로는 해킹과 사기 문제다. 실제로 사망자의 SNS 계정을 해킹해 가족이나 지인에게 금전 요구를 하거나, 악성 링크를 보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디지털 리스크는 가족에게 추가적인 정신적, 금전적 피해를 주게 된다. 나는 SNS 계정이 단순히 감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법적·보안적·심리적 측면에서 모두 고려해야 할 복합적인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SNS 계정을 정리하거나 삭제하자는 주장은 결코 차가운 결정이 아니라, 오히려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4. SNS 사후 관리,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새로운 유언 (키워드: 디지털 유언, SNS 사후 관리)

나는 결국 SNS 계정을 남길 것인지 지울 것인지는 고인의 의사와 가족들의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SNS 계정은 단순한 디지털 공간이 아니라, 고인의 삶을 보여주는 기록이자, 가족과 친구들에게 남은 유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계정은 법적 분쟁, 사생활 노출, 심리적 부담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살아 있을 때부터 디지털 유언의 한 형태로 내 의사를 명확히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SNS 계정은 반드시 추모 계정으로 남겨 달라” 혹은 “모든 SNS 계정을 완전히 삭제해 달라” 같은 구체적인 지침을 미리 작성해두면, 남은 가족은 법적·정서적으로 훨씬 수월하게 고인의 뜻을 지킬 수 있다.

또한 나는 SNS별로 제공하는 사후 관리 기능을 꼼꼼히 살펴보길 권한다. 페이스북은 메모리얼 계정으로 전환하거나 계정 삭제를 선택할 수 있고, 인스타그램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트위터, 틱톡 등은 아직 명확한 정책이 부족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기능을 마련하고 있다. 나는 이런 기능들을 미리 숙지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고인이 남긴 SNS 콘텐츠 중 남기고 싶은 것과 정리하고 싶은 것을 미리 구분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혹시 원치 않는 글이나 사진이 있다면 사전에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삭제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

나는 이제 SNS 사후 관리가 단순히 IT 전문가들의 화두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라고 생각한다. 고인의 흔적이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치유되지 않는 고통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가 남기는 마지막 흔적은 결국 우리가 얼마나 준비했는지에 달려 있다. 나는 이 글을 통해 누군가가 SNS 계정에 대한 사후 계획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조금 더 명확한 선택을 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